김주원·심다은·이연미 3인전 《사실의 말투》 / according to 전시 포스터

김주원, 심다은, 이연미

사실의 말투

According to

《사실의 말투 According to》는 작품과 해설의 관계를 통해 사실성이 형성되는 조건을 살핀다. 작품을 둘러싼 이름과 설명, 분류와 기록은 사물을 이해하는 단서가 되며, 무엇을 주목하고 어떻게 연결해 볼 것인지를 제시한다. 전시는 이러한 서술의 작용에 주목하며, 작품의 의미와 그 의미에 부여되는 권위가 만나는 지점을 드러낸다.

김주원, 심다은, 이연미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각 작품에 관한 두 개의 해설을 도록에 병치한다. 하나는 제작자가 자신의 작업을 설명한 글이며, 또 하나는 다른 참여 작가가 그 작품을 해석한 글이다. 제작의 행위와 선택에 근거한 서술, 형상과 물질적 흔적에서 출발한 해석은 서로 다른 맥락을 통해 동일한 작품을 제시한다.

제작의 경험은 언어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선택과 배열을 거친다. 다른 작가의 해석 역시 작품의 일부를 강조하고 그 흔적들 사이에 관계를 구성한다. 두 서술은 각기 다른 근거를 지니면서도 작품이 읽히는 방향에 관여한다. 작품의 물질적 존재는 각각의 해석을 지지하거나 그 한계를 드러내는 근거로 남는다. 이때 도록은 작품을 기록하는 동시에, 두 설명을 통해 그 의미가 형성되고 조정되는 장소가 된다.

해설의 설득력에는 내용의 정확성과 독자에게 익숙한 이야기의 형식이 함께 작용한다. 제작의 경위를 담은 설명이 낯설게 읽히고, 다른 작가가 구성한 이야기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두 글의 병치는 사실과 그럴듯함 사이의 간격을 드러내며, 기록된 말이 하나의 지식으로 기능하게 되는 조건을 돌아보게 한다.

‘According to’, 곧 ‘…에 따르면’이라는 말은 모든 서술에 말하는 이의 위치와 관점이 있음을 환기한다. 관객은 두 해설과 작품 사이에서 서술이 부여한 의미를 확인하고, 그 의미와 어긋나거나 아직 설명되지 않은 부분을 마주할 수 있다. 두 글을 함께 읽고 작품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작품의 의미와 그 의미를 받아들이는 자신의 판단을 함께 살펴볼 여지를 연다.

2026.12.09 — 2026.12.27

Seoul, Republic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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